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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춘배
책 정보『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저이영래 역어크로스 (2025)전반적 감상 이 책에서 '멸종되는 경험'은 기술이 매개되지 않은 경험. 즉 물리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우연한 경험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경험이 기술에 의해 대체되고, 소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은 우연을 멸종시킨다. 혹은 멸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모든 것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그에 따른 효율성을 누리려는 게 기술이다. 예측 가능하다면 한발 먼저 행동할 수 있고 이는 시간적인 효율성을 낳으며 시간의 절감은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즉 우리가 '진보'라고 부르는 변화들이 일어날수록 우리의 삶은 예측 가능해지고, 나아가 기술에 의해 결정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진정 '..
책 정보『호의에 대하여』문형배 저김영사 (2025)1. 독서에 관하여나는 문형배라는 사람을 모른다. 따로 찾아보지도 않아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좋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든, 헌법재판관이라는 법률가로서 오를 수 있는 상당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은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 법과 관련한 내용이나, 글쓰기에 관한 것이나, 삶과 일상에 관한 관점과 태도나.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았다.저자의 말대로, 책은 "앞서간 사람의 생각을 알고 그들의 생각과 내 생각을 서로 맞추어보는 과정을 통해 생각이 단단해져 소신을 갖출 수"(110p) 있게 하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성..
책 정보『모국어는 차라리 침묵』목정원 저아침달 (2021)도입친구가 추천해서 읽게 된 책이다. 최근 들어 책에 관심이 생기고 이런저런 책들을 읽긴 했으나 거의 다 비문학 혹은 소설이었다. 에세이는 살면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소중한 친구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기회에 새로운 분야의 책도 읽어 보면 좋겠지 싶었다. 책을 읽고 깨달은 바 나는 그 친구에게 에세이를 빚졌다.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읽었을 것이다. 그러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더욱 좋았다.아름다울 것들공연은 시간예술이다. 회화와 같은 공간예술과는 달리, 시간예술은 소멸한다.아름다운 것은 소멸함으로써 진정 아름다워진다. 다시 말해 아름다운 것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간에 종속되..